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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쌀 장관: 그를 알고 싶은 건 그가 궁금해서다[최종일의 월드 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도쿄 총리 관저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5.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도쿄 총리 관저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5.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지난 2001~2006년 일본 총리를 지낸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차남인 신지로(44) 의원의 행보에 일본 열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금수저' 정치인이자, 준수한 외모와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그가 쌀 파동 와중에 농림수산상에 기용돼 정국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이 실언으로 논란을 일으키자 그를 경질하고 고이즈미를 내세웠다. 쌀값이 폭등해 서민들이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쌀을 사본 적이 없다. 지지자들이 많은 쌀을 보내줘서 팔 정도로 있다"는 발언은 민심을 더욱 이반시킬 수 있는 망언으로 받아들여졌다.

고이즈미 의원이 입각하자 일본에선 일명 '신지로 구문(構文)'으로 불리는 특유의 화법이 다시 화제가 됐다. '쌀값이 비싼 것은, 쌀값이 내려가지 않기 때문입니다'와 같은 괴이한 내용의 패러디 물이 소셜미디어에 넘쳐났고, 언론들은 트렌드로 이를 소개했다. 망언 논란이 묻히는 분위기니 이시바 내각으로선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다. 한국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펀쿨섹좌'란 별명도 이 화법에서 비롯됐다.

인터넷 상에선 일본 누리꾼들이 만든 그의 어록집이 많다. 국어 작문 시험에 등장하는 '틀린 문장 고쳐쓰기' 문제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지금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야구부원이었던 나는 물통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환경 배려의 관점에서 물통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30년 후의 미래는, 지금부터 30년이 지나면 다가올 거예요" 같은 것들이다.

'신지로 구문'은 처음에는 조롱거리였지만 점차 고이즈미 의원이 친근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는 데 일조했다. 정치 무관심층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정치인 발언에 알맹이가 없다' '부친의 극장정치를 닮았다'는 비판이 없진 않다. 산케이신문은 "임기응변에는 정평이 나 있는 데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듯한 실언과는 거리를 둔다"고 평했다.

이시바 총리의 고이즈미 카드는 현재로선 성공적이다.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50%대에서 이달엔 20%대까지 떨어진 이시바 내각의 국정 지지율이 꿈틀꿈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의 지난 23~25일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지지율은 1%p 오른 34%를 기록했다. 교도통신 조사에선 31.7%인데 4.3%p 상승했다. 망언에 따른 각료 교체는 지지율에 악재이지만 고이즈미 농림상이 내건 개혁에 일정한 평가가 모여졌단 분석이 나왔다.

자신을 "쌀 담당상"이라고 부르며 취임한 고이즈미 농림상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정부 비축미를 입찰 경쟁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대기업 유통업체에 바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지난 3~4월에 입찰로 31만 톤 분량을 3차례 방출했지만 유통 과정에서 쌀이 적체돼 매장 가격이 거의 변동이 없었던 점을 의식했다.

가나가와현 창고에 쌓여 있는 비축미 <자료사진> ⓒ AFP=뉴스1

그는 "6월 상순에 2000엔대 쌀을 매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가의 절반이자, 지난해 가격 수준이다. 일본 농림성이 지난 26일 발표한 5kg 쌀의 평균 매장가격은 4285엔(약 4만1150원)으로 최고치를 2주 연속 경신했다. 방출하는 규모는 30만 톤 분량. 수요가 있다면 나머지 30만 톤도 시장에 푼다는 방침이다.

일본 내에선 취임 1, 2주 안에 성과를 내겠다는 고이즈미 농림상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일본의 한 유명 슈퍼마켓 업체 대표는 TBS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가격보다 1000엔 정도 내리기도 꽤 힘들고 1, 2개월 사이에 그 정도가 되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불과 2주 정도로 그것이 가능하다면 차기 총리가 결정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초점은 비축미 방출로 쌀 전체 가격이 인하될지 여부다. 비축미의 양이 한정돼 있다 보니 방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기우치 도에이 노무라종합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산케이에 "소비자가 몰려 사재기와 같은 상황이 벌어져, 극히 일부의 소비자만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안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치인으로서 또 다른 종류이 실언이 되고 만다.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위험 수위인 20%대로 재진입해 정권 생존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이 크다. 이시바 총리는 쌀 가격을 3000엔대로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향후 쌀 값 안정화를 위해선 개혁이 필요한데 전농(일본 농협), 농수성, 자민당 내 농림족(農林族·농업 관련 이익 단체와 밀착해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원들)의 저항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이시바 내각이 당장 헤쳐 나가야 할 문제는 이외에 미국과의 무역협상도 있다. 미일 협상은 6월 중순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양자 정상회담에서 일정한 합의를 이뤄낼지가 초점이다. 일본은 자동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를 포함한 일련의 관세 조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이 크게 양보하는 합의가 도출돼 실망스럽다는 여론이 모이면 자민당 내부 그리고 야당으로부터 이시바 총리는 퇴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자민당 내에선 무파벌인 이시바 총리를 적극 지지하는 세력이 없다. 특히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을 필두로 하는 '포스트 이시바'를 둘러싼 움직임은 여전하다. 6월 22일 도쿄도의원 선거 그리고 7월 20일이 유력시되는 참의원 선거는 최대의 시련으로 여겨진다. 이시바 총리의 정치 운명은 미(米)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서 미국은 쌀 나라(米国)이다.

※본문에 음영 표시된 고이즈미 농림상의 괴상한 문장은 주어나 수식어 생략에서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맨 첫 문장의 경우엔 주어로 '전 세계는' 혹은 '환경은' 정도를 넣으면 말이 어느 정도 통한다. 두번째 문장은 '사용하다'와 '사용하지 않다'가 한 문장에 들어가서 모순이 발생한 경우인데 종속절이 '환경 배려의 관점에서 물통을 사용한 건 아니었다'로 바꾸며 된다. 세번째 문장은 뭔가 있어 보이려고 했지만 내용은 없는 잘못된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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