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러시아의 공세가 심화하자 그간 침묵을 지키던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추가 제재 법안을 주도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이 주도한 대러 추가 제재 법안은 내달 표결을 앞두고 있다. 러시아의 원유·우라늄을 구매하는 국가의 제품에 대해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를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100명 정원인 상원에서 이미 80명의 공동 발의자를 확보했다.

다만 아직 하원에서는 같은 법안이 공화당·민주당 모두로부터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NYT는 그럼에도 상원 내 움직임이 러시아의 완고한 태도에 대한 미국 공화당 내 불만 고조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지난주 상원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푸틴은 우리 모두를 가지고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평화에 진지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30일간의 휴전을 제안했고, 우크라이나는 동의했지만 러시아는 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와 푸틴이 이스탄불에서 직접 회담하길 촉구했지만, 젤렌스키만 참석했고 푸틴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가 전쟁을 명예롭고 정의롭게 끝낼 기회를 충분히 줬지만, 그들은 관심이 없다"며 "이제는 수위를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아이오와)은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이 민간인을 죽이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어도 제재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가 푸틴과의 개인적 관계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믿은 것은 진심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이제 푸틴에게 '끝났다'는 메시지를 줄 만큼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에게 가하는 제재는 하버드에 연방 보조금 끊는 것만큼이나 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 역시 최근 러시아의 평화 협상 회피에 대해 "푸틴은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의 중재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먼저 푸틴이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짚었다.

토미 터버빌 상원의원(앨라배마)은 "누군가는 푸틴에게 협상 테이블로 오게 만들 압박을 가해야 한다"면서도 "대통령의 승인 없이는 그레이엄 의원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결정은 트럼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앞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합의한 바에 따라 23일부터 25일까지 포로를 1000명씩 교환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포로 교환이 마무리된 후 제시하겠다던 장기 평화 협정 초안을 아직 제안하지 않은 데다, 포로 교환이 진행되는 사흘 내내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특히 24·25일 이틀 연속 전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습을 가하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이보다 앞서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이 제안한 30일 휴전안을 거부했고, 양국 직접 회담을 진행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에도 푸틴은 협상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19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추가 제재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돌아선 듯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들어 "푸틴은 미쳤다"며 추가 제재를 시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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