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모교 충암고 학생회 "비상계엄은 잘못…재학생 비난 멈춰주길"
"12·3 사태 분노 백번 공감…재학생, 대통령과 관련 없어"
충암고 총동문회, 13일 집행부 모임 후 입장문 예정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학생회가 1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비상 계엄은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잘못된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뿐 아니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모두 충암고 출신이다.
학생회는 이날 충암고 공식 SNS에 '충암고등학교 학생회 공식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고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이라며 "이들은 교육의 의무로 충암고등학교를 잠시 거쳐 간 인물들일 뿐 재학생과는 아무 관련 없다"고 못 박았다.
학생회는 "사태 이후로 교복을 입은 학생에게 폭언하고, 취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교무실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계속해서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재학생은 대통령과 논란의 인물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무고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충암고는 학교 정상화, 체육관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특혜를 기대하며 졸업생과 접촉한 적은 없었다"며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지지와 학교의 지원 속에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학생 자치를 수행하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며 민주사회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충암고와 재학생을 향해 비난하는 일은 멈춰주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윤찬 충암고 교장과 오세현 학부모회장은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현재 학교가 윤 대통령과 김 전 국방부 장관 등을 배출했다는 이유로 갖은 비난을 당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교장은 "'충암고가 어떤 학교길래 이런 졸업생들(윤 대통령, 김 전 장관)이 나왔느냐' 같은 항의 전화를 이틀간 120~130통 받았다"며 "아이들은 교명을 계엄고로 바꾸라는 조롱을 받고, 선생님들은 어떻게 가르쳤길래 이런 사람들이 국가를 이렇게 만드냐는 성난 표현을 들었다"고 전했다.
조롱과 비난이 잇따르자, 충암고는 6일 등교 복장을 자율화하고, 등굣길 순찰을 강화했다.
한편 정치적 중립 입장을 밝혔던 충암고 총동문회도 13일 집행부 모임을 열어 동문들의 의견을 다시 모을 예정이다. 계엄사태 이후 총동문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계엄사태에 가담한 충암고 동문들의 학적 말소와 제명 등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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