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일주일 앞둔 27일 더불어민주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단일화는 한 색깔만 남기는 불행한 정치"라고 선을 그었다.

권 후보는 이날 뉴스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김문수식의 정치는 사라져야 하고, 적어도 이재명식의 보수 정치와 권영국식의 진보 정치는 두 가지가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에서) 직접 전화 받은 것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진보 정치의 목소리는 누군가로 대체될 수 있는 게 아니라,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은 중도 보수와 극우 보수의 양자 대결로 흘러가선 안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서는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해야 내란 세력을 진정으로 청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 후보와의 일문일답.

-이번 대선 출마의 목표는 무엇이었으며, 대선을 일주일 앞둔 지금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다고 보는지.

▶ "투표소에 나갈 이유가 생겼다"는 반응 속에 출마 목표가 있다. 거대 양당이 외면한 존재들을 대변하고자 했다. 성과는 결국 득표율로 판단될 것이다.

-이번 대선의 주요 의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내란 세력 청산이다.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기 전까지 내란 세력 청산이라는 의제는 결코 뒷순위로 밀릴 수는 없다.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이 극우 세력의 구심점이었던 만큼,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해야 그 토양을 없앨 수 있다.

-민주당이 중도우파 노선을 밝히며 정치에 진보 의제가 실종됐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이재명 후보는 야 5당과는 공공성 강화를 말하면서 유세장에서는 친기업 메시지를 동시에 내세우고 있다. 광장의 민주주의로 만든 이번 대선이 우클릭을 반복하는 중도 보수와 계엄령마저 긍정하는 극우 보수 간의 싸움으로 기억되어서는 안 된다. 진보 정치가 맞서야 국민의힘 같은 반민주 세력을 제압할 수 있다.

-증세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차별과 불평등 해소야말로 시대정신이다. 모두가 밀려나지 않는 평등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이번 대선의 핵심이고, 차별금지법 제정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증세가 그 실현 수단이다. 이런 와중에 양당이 감세 경쟁을 벌이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TV토론에 대한 주변 반응은 어땠으며, 두 번의 토론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다양한 시민들로부터 후원금과 공감 메시지가 쏟아졌다. 진보 정치의 선명성을 보여주고, 호명되지 않았던 존재들을 언급한 건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만 대부분의 토론이 '누가 더 목소리를 세게 내느냐'로 흐르고, 정작 사실 검증은 어려운 구조라 아쉬웠다.

-다른 후보 공약 중 인상적이거나 문제가 있다고 느낀 공약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재명 후보의 노동 공약이 기존의 노동계 주장을 반영하는 등 개선 의지를 담고 있어 인상적이었지만 진정성은 의문이다. 김문수 후보는 규제 완화를 전면에 내세우는데 이는 환경, 안전, 공공성을 해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이준석 후보는 지역별 최저임금제 등 노동·이주민·세대 갈라치기를 조장하는 공약이 많아 위험하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논의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김문수식의 정치는 사라져야 하고, 적어도 이재명식의 보수 정치와 권영국식의 진보 정치는 두 가지가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 단일화라는 것은 오로지 한 색깔만 존재하게 되므로 불행한 정치가 된다. 다당제 정치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끝까지 하겠다.

-민주당에서 단일화 관련 연락은 없었나.

▶직접 전화 받은 것은 없다.

-왜 이재명이 아닌 권영국이어야 하는가.

▶이재명 후보는 중도 보수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고, 기업 중심의 성장과 투자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 서민,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은 밀릴 수밖에 없다. 차별과 불평등 해소는 이념이 아닌 시대정신이다. 진보 정치의 목소리는 대체되는 게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며, 그래서 권영국이 필요하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1963년 강원도 탄광촌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풍산그룹에 입사했지만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뒤 민주노총 법률원 초대 원장, 민변 노동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 세월호 참사, 김용균 사망 사건 등에서 피해자를 변호하며 '거리의 변호사'로 불려왔다. 2019년 정의당에 입당해 2024년 당대표로 선출, 제21대 대선 민주노동당(전 정의당) 대통 후보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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