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온 101세 김인순 할머니 "국민이라면 투표해야지요"
광주 남구 진월동서 소중한 한 표 행사
투표소 주민들 "다음 선거 때도 뵙자" 응원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101세인 저도 투표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투표하세요."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오전 10시 광주 남구 진월동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 이른 시각부터 1700여 명의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진 가운데 올해 101세 김인순 할머니가 며느리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에 도착했다.
1924년생인 김 할머니는 보행기를 짚고 천천히 투표소 안으로 들어섰다. 눈이 침침하다고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무효표가 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투표를 마쳤다.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다시 집으로 다녀오는 해프닝도 겪었지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를 마친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힘들긴 해도 국민이라면 당연히 투표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30년 넘게 진월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 할머니는 평소 정정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날 취재진이 던진 '수도 맞히기 퀴즈'에도 막힘없이 답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선거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을 꼽으며 "그때는 특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정치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늙은이가 뭘 알겠나"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우리나라 잘 다스려 주시오'라는 마음으로 늘 투표에 임해 왔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다음 대통령선거에도 뵙자", "110세까지, 120세까지 사셔야죠"라는 응원이 이어졌고 김 할머니는 "그건 하늘의 뜻이라 모른다. 그래도 다음 투표까지는 살아볼라요"라며 웃었다.
건강 비결에 대해 묻자 "육고기보다는 생선을 더 잘 먹는다"고 답했다.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몸 건강히 지키고 살아라"는 짧고 단단한 메시지를 남겼다.
며느리 이명자 씨는 "지난번에는 본투표를 하셨고 이번에는 어머니가 먼저 사전투표를 하자고 하셔서 함께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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