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의 큰그림…신세계百, 단기 실적보다 공격 투자 나선 배경
강남점·본점 등 리뉴얼에 광주 복합개발·수서·송도점 사업 속도
총투자비 2016년 이후 최대…이익잉여금 증가 속 4년 연속 매출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올해 1분기 신세계백화점 실적이 소폭 하락한 배경은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백화점업계 매출 1위인 강남점을 비롯해 본점 등 핵심 점포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과 푸드마켓 확대, 지방 복합몰 조성 등 투자에 주력하며 지속가능한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1분기 연결 기준 총매출액 2조 8780억 원(+2.1%), 영업이익 1323억 원(-18.8%)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백화점 사업(-0.5%)은 예년 수준으로 방어했다.
㈜신세계 측은 미래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에도 수익성 개선에 따른 실적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내수 부진 장기화와 유통 업황 부진 여파에 업계 전반으로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신세계는 스위트파크(강남/대구), 하우스오브신세계, 신세계 마켓, 디 디 에스테이트등 잇(본점) 등 잇따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감가상각비가 증가하는 가운데서도 '본업 경쟁력'의 사업 본질을 위한 투자다.
㈜신세계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연도별 투자비에서 2024년 집행한 백화점 사업부문 총투자비는 8338억 원으로, 2016년도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6347억 원), 2023년(5656억 원) 대비해서도 2000억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매년 투자 규모를 확대하면서 분기별 감가상각비는 증가했다. 2022년 1분기 582억 원에서 2023년 612억 원, 지난해 711억 원까지 늘었다. 백화점 대규모 리뉴얼 등을 통한 투자 비용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투자 비용 대비 영업이익은 2022년 1분기(1271억 원), 2023년(1103억 원), 2024년(1137억 원) 등 1000억 원대를 유지, 변동 증감률은 크지 않다. 오히려 이익잉여금(FCF)의 경우엔 같은 기간 3조 1751억 원에서 2023년 3조 5495억 원, 2024년 3조 6490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신세계 계열분리 후 정유경 회장이 가장 먼저 공을 들인 것은 '지속가능한 신세계'에 맞춘 장기적 사업 전략 주문이다. 본점과 강남점 등 핵심 점포 리노베이션을 통한 '브랜딩 강화' 차원이다.
이달 초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으로부터 ㈜신세계 남은 지분(10.21%)까지 확보하며 '책임경영' 강화 의지를 피력한 점도 이와 맞닿아 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도 신년부터 전국 각 지점의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예고했다. 4년 연속 최대 매출 달성에도 예정된 신규 출점과 대규모 투자를 위해 철저한 준비와 전략적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세계는 올해에만 국내 최대 식품관인 강남점 '신세계 마켓'과 센텀시티점의 '하이퍼그라운드' 확장을 비롯해 청담점 프로젝트 오픈, 하우스오브신세계 확장/브랜딩, 럭셔리부티크 전문관인 '더 헤리티지'와 본관 '더 리저브', 신관 '더 에스테이트' 등을 선보이며 모객과 매출 증가 효과를 끌어 올리고 있다.
강남점 ‘신세계마켓’은 오픈 후 한 달간 40만 명 이상의 모객과 매출도 34% 증가했다. 본점 '디 에스테이트'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7% 이상 신장하고, 객수도 20%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는 오는 8월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을 완성하며 하반기에는 SSG푸드마켓 청담점도 오픈한다. 본점 본관 리뉴얼도 연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028년 광주 복합개발을 시작으로 수서점(2029년), 송도점(2030년)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신규 비즈니스 영역도 확장한다.
앞서 ㈜신세계는 향후 개발 계획과 중·단기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발표하고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도 발표했다. 주주 환원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연결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고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위기일수록 투자에 대한 관점이 중요하다"며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세계식(式)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초격차 리테일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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