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 익숙한 박용우, 기세 좋은 박진섭…황인범 짝을 찾아라
3선 조합 관심…황인범 받치는 수비형MF 저울질
박진섭 분위기 절정, 황인범과 경험은 박용우 우위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한국 축구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이라크전은 아무래도 보수적으로 운영할 확률이 높은 경기다.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얻으면 북중미 월드컵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 등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온전치 않은 상황이라 화력으로 압도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은 위험 부담이 있다. 만에 하나 패배라는 결과를 떠안고 최종전을 치르게 되면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따른다는 것을 감안할 때도 '안정'에 초점을 맞출 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오전 3시15분(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9차전을 치른다. 이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최종 10차전을 끝으로 예선 일정을 마무리한다.
승점 16으로 B조 선두에 올라 있는 홍명보호는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하면 본선 티켓을 손에 넣는다.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확정은 아니다. 더군다나 요르단(승점 13)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는 이라크(승점 12)도 직행 가능성이 남아 있기에 안일한 자세로 임하면 벼랑 끝으로 몰릴 수 있다.
공수 밸런스를 잘 잡아야하는 3선 미드필더의 역할이 더 부각될 경기다. 일단, 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맡는 황인범은 상수에 가깝다. 어느덧 '황인범이 있고 없고'가 티가 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 그의 파트너가 관심인데, 익숙한 박용우와 새로 발탁한 박진섭을 두고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껏 박용우를 중용했다. 볼 간수 능력이 안정적이고 킥이 좋아 짧은 빌드업 작업부터 중장거리 연결까지 무리 없이 소화한다. 186cm의 장신이라 공수 세트피스 시 모두 도움이 되는 무기다.
최근 결정적인 실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옥에 티다. 박용우는 지난 3월 요르단전에서 공을 빼앗겨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팀은 결국 1-1 무승부에 그쳤다. 팬들의 지적이 빗발쳤던 해당 경기를 비롯해 90분 내내 잘 하다가도 큰 실수 때문에 빛 바래는 경우가 있다.
홍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힌 박진섭은 K리그1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전북현대 중원의 핵심이다. 득점 선수 전진우를 비롯해 '닥공' 본능을 되찾은 것이 전북 상승세의 중요한 동력이기는 하지만, 박진섭이 중심을 잡고 있는 수비 안정화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활동 반경이 넓고 공을 소유하지 않았을 때의 움직임이 이타적인 박진섭은 그야말로 팀에 '소금' 같은 존재다. 원래 센터백 출신이라 수비적인 위치 선정과 안정적 플레이에 능하면서도 공격적으로 패스를 뿌리는 과감한 시야와 킥력도 갖췄다.
중요한 경기, 익숙한 호흡에 방점을 찍는다면 기존의 황인범-박용우 조합을 가동할 공산이 크다.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와 중동 특유의 환경을 고려할 때도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 소속의 박용우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현지에 머물던 박용우는 곧바로 이라크로 넘어간다.
최근 컨디션과 기세를 생각한다면 박진섭 우위다. K리그1이 한창 시즌 중이라 경기 감각과 체력은 문제될 것 없고 특히 최근 5연승을 비롯해 13경기 무패(9승4무) 상승세 중이니 자신감도 넘친다. 특히 소집 직전 열린 울산HD와의 라이벌전에서는 직접 골도 터뜨렸다.
3선 조합은 홍명보호의 이어지는 고민 중 하나다. 박용우나 박진섭이냐 아니면 제3의 인물이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기 위해, 본선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 잘 풀어내야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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